망가라이 역사 한 켠..
아이들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.
이제 막 5살, 7살이 된 하산과 두오..
기차 역 바닥에 떨어져 있던 담배꽁초를 아무렇지 않게 물고 있는 이들 옆에 있는 여인은 다름아닌 이 아이들의 친엄마 였다.

한국이면 한 참 유치원을 다닐 나이의 이 아이들이 무슨 이유로 이 곳 자카르타에서는 자신의 엄마가 보는  앞에서 버젓이 담배를  태우고 있는 것일까?

" 아주머니, 아이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왜 아무 말도 안해요?"

 나는 궁금함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해 아주머니에게 말을 걸었다. 아주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수줍은 듯 그저 웃기만 하였다.  말하지 않아도 이 가정의 상황은 짐작할 수 있었다. 어머니는 어린 시절 지방에서 팔려 와 이 곳 자카르타에서 구걸하는 일로 생계를 이어 왔다. 태어나서 단 한 번의 교육도 받지 못한 어머니는 그렇게 거리 생활을 하며 배 다른 두 아이를 낳게 되었고 한 번도 이 아이들의 생계를 책임져 주지 않았던 아이들의 아버지는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. 버려진 담배를 주워 피는 대신 아이들을 위한 어떤 간식거리도 아이들에게 챙겨 주지 못하는 엄마는 그렇게 무책임하게 아이들 곁을 지키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.

 이 가정의 상황을 알게 된 나는 이들에게 무언가 희망의 말이라도 해주고 싶었다. 이제는 이렇게 길거리에서 담배꽁초를 주워 피우며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구걸을 하는 삶에서 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말해주고 싶었다. 이들의 엄마와 똑같은 삶을 반복하지 않도록 무언가 해결책을 만들어 주어아먄 할 것 같았다. 

그리고 나와 동행한 로시타 아주머니를 이 아이들에게 소개해 주었다.
"얘들아, 이 아주머니는 망가라이역에 일주일에 두번씩 오셔서 글자와 숫자를 가르쳐 주셔. 너네가 아주머니랑 같이 공부하면 학교도 갈 수 있고, 졸업하면 일도 할 수 있어. 그럼 엄마랑 맛있는 음식도 사 먹을 수 있겠지?"

이 아이들이 아무런 걱정없이 공부만 할 수 있다면, 아이들의 엄마가 아이들을 거리 구걸에 내몰지 않고도 온 가족이 한 끼 식사를 해결 할 수 있다면.. 이들에게도 새로운 삶에 대한 작은 희망의 끈이나마 잡아 볼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..?

우리에겐 일상인 학교에서 공부하고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게 이들에겐 그렇게 큰 꿈일 줄 몰랐다.
감사하게도,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선한 일을 선 뜻하시는 분들을 이 곳 자카르타에서 만났다.

판자촌 이들을 위해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최원금 선교사님과 아이들에게 거리 무료교육을 제공하는 로시타 선생님을 알 게 된 건 이들에게도, 이들을 돕는 일을 하고 있는 나에게도 크나큰 축복이었다. 두 분이 함께 협력하여 한 분은 무료식사를, 한 분은 무료교육을 제공해 주기로 하였다. 그리고 그 후원은 월드쉐어가 담당하게 된다.

우리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꿈이 이 아이들에게는 감히 꾸어볼 수 없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기를 기도하며..






 

  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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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 어복민 2009.06.19 09:59 신고

    오랫만의 포스팅 방갑습니다^^ 현실이 되길 기도합니다!

  2.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 보노정 2009.06.20 22:43 신고

    은정님! 어린이들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집니다...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나 또한 기도를!

    •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인니워니 2009.06.23 11:56 신고

      와~ 반가워요~포스팅 한 번 하기가 쉽지가 않네요.. 우리 아이들 생각하면 하고픈 말이 참 많은데~~ 잘지내시죠? 언니 보고파요^^

  3.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 세계개척자 2009.06.26 16:14 신고

    현실을 알면 알 수록 우리의 환경에 감사하게되는...